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²비-2

imaginerNZ 2008. 5. 30. 02:04

비-2 (Rain-2)

 
비가 내린다
한가운데로
비가 내리고 있다.
 
외로움 지나 누군가,
오래임 지나 무언가,

갓 설레운 노래를 꿈결에 부르는 듯하다.

 
만상의 침묵이던가?
모든 생의 울대에 이는 나즈막이 잦아드는 합창인가?
일제히 아늑한 잠에 빠져들고 있는
만개의 날개를 접은 말들의 갈기와 모습이
만개의 별빛으로 영생의 꿈 속에 희끗 희끗하다.
 
대지가 사라지고 물길은 멈추고
죽은 자들에게 더 이상 푸르게 높아지지 않는
은감빛 하늘이 아득히 길게 부서질 듯 휘이어 있다.
그 끝 부근에서
과거는 멀리 붉고 현재는 검고 미래는 가까이 푸르다.
 
아!, 글은 구원에 대한 결례를 쓰는 것,
마침내 ㅈ정신은 마음의 위안에 앞서 사후의 심장으로 고요히 파열하고
상처로 벌어진 입을 다무는 것,
조상하는 나머지 인류의 조문 속에 감성은 하나 둘 낙엽으로 둥둥 떠 다니는 것. 
 
새싹과 낙엽과 노년의 길과 
고개짓하는 토종 수탉의 흔들거리는 불볏을 지나
멀고 깊은 바다의 한 가운데에 솟아나며

대지의 모든 굴곡과 갈래 위에 원시의 주문이 내리고 있다.

(200809181228  수정 ;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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