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시론

글쓰는 운명(Writing Is Destiny)-수정

imaginerNZ 2008. 1. 27. 03:46

글을 쓰는 운명(Writing Is Destiny)

 

 

사람이 글을 쓸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생활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사람이 살면서 회피할래야 할 수 없는 아이러니다.

생활은 글을 쓰는 사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세하게 꾸준히 가압하면서 끈질긴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게 현실이다.

현실을 무시하거나 초월하면 거대한 무종(無種)의 죽음이 덥썩 잡아 삼키기라도 할 듯 바싹 엄습하고

현실의 파고를 가까이 하면 적어도 난파하거나 대부분 익사한다.

그는 때로 삶의 생경함에 바람의 경의로 바라보며 때로 직감적으로 죽음의 근접을 혼신으로 감지한다.

 

자신의 주위에 떠도는 죽음의 베일은

투명에서 반투명을 거쳐 불투명에 이르기까지 엷어졌다 두꺼워졌다 하며 하늘거리고 있다.

그것은 생과 사의 사이에서 연옥의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과 같다.

수시로 변하는 그 두께와 흔들림의 굴곡은 종잡기 힘들다.

 

그러나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게 감지하며 여생을 살아간다.

그것은 삶과 죽음의 불안한 숨바꼭질이며 차라리 거역할 수 없는 평생의 징벌에 가깝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천수를 누리는 삶이나 현세적 복락을 누린다는 것은 상상적 수준에 해당한다.

 

확실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일생이 어떻든 '예술은 운명적이다'라는 사실성이다.

예술가는 삶을 거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술을 거역하지 못한다.

그에게는 예술의 수용만이 일생에 남겨진다.

그런 면에서 그의 운명은 오직 하나의 길뿐이라고 스스로 확정할 수 있다.

그 이후의 여정은 그의 몫이다.

(200801270349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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