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4

삶의 흑백 현상

모득 별은 결국 블랙홀로 빨려든다 그렇게 극히 짧은 삶도 이렇게 빛의 총천연색 너머로 고향을 찾아들고 있는 극미한 과정임을 우주의 눈매로 미리 회억하라 그대의 찬란한 햇살 아래 밝은 성공도 어두운 실패도 이미 시공을 압축하는 우주내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인류는 광막한 우주를 헤아리고 순응할 때에만 진정한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어떤 삶도 우주의 미물로 스스로 뒤틀고 있는 꿈틀임에 불과함을 살아생전에 깨우치는 것이 삶이 추구할 오직 하나의 길임을 그대가 오로지 세속적 능력에 기대어 우물 안에 개구리끼리 서로 누가 때깔에 무늬가 더 고운지를 이겨 따지려 하고 있음을 통찰하여 모든 인류가 상대 없이 함께 우주의 누리에 머물러 있음을 직관하며 모두에게 남김없이 베풀라 자식이 남보다 더 고운 때깔..

카테고리 없음 2024.09.06

붓글 Chinese Calligraphy

앞으로 내게 남겨질 시간 동안 일생에 오랜 숙원이라고 할 붓글씨 쓰기에 도전해 보려고 몇 년전에 필세트를 하나 장만했다 허나 천성이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탓에 실천은 계속 미뤄져 지금에 으르렀다 가장 늦은 것이 빠르다고는 할 수 없으나 천만다행의 심정으로 오늘밤 산책길에 문득 호프집에 들러 맥주 한 잔하며 약화될 수 있는 의지를 습관처럼 가다듬어본다 내가 지금까지 쓴 글들을 서투른 손길로나마 나의 개성을 담아 붓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 유독 요즘 드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하고 생각을 되짚어본다 공자님 말씀에 '육십이 이순하다'는 나이도 꽤 지났건만 새삼스레 붓글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이내 짧지만은 않았던 삶의 숙원 이라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그런 일생 마무리의 느낌이 밀물에 썰물 빠지듯이 휑하니 비어가는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