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성공의 데모

imaginerNZ 2007. 10. 27. 00:57

성공의 데모


성공은, 

롱코트를 입고

한국에 낯선 나그네의 표정으로

인터넷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일백 년의 변화와 적응을 다시 훑으며

한 외국인의 모습으로, 또 다른 외국인의 모습으로


성공은, 

반 쪽의 나라 한 쪽에

그렇게 우연치도 않게 다가왔다


100년 전인 1902년을 회상해 보라.

코큰이들의 사진기에 박힌

그 때 그 시절 대다수 사람들의 복장과 그들의 누룩진 표정을

그 시지푸스의 어둠 속에 싯누런 치열의 미소를

땅따먹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붙잡힌 동작을

애기 업은 아낙네의 환한 한(恨)의 미소를

그 배경 속 어수선한 거리와 집과 질펀히 드러누운 길의 흑백풍경을


서양문물이 밀려들어온 지

어언 100 년이 훌쩍 넘은 지금은 서기 2002 년

거기에 2345를 더한 단기


우리의 얽굵은 기억줄기에서 멀어져 가다 또 다른 하멜의 모습으로

공을 차는 기술이 아니라

공을 차는 마음을 가르친

달랑 공 하나 든 외국인 ‘운동코치’의 모습으로

그렇게 성공은 불쑥 다가왔다


그렇게,

온 국민의 ‘다 함께’ 성공은, 사회뿌리의 성공은 넌지시 다가왔고

누대의 역사에 굳게 닫힌 채 아직도 ‘출세’라는 현판을 매단 성공의 문을

밖에서 누군가 빼꼼히 열었다 제풀에 닫으려 할 때

방안 사람들 모다 그 문 붙잡고 신바람 난 얼굴들 첩첩 쌓고

일제히 밖을 바라보았다


IMF의 실패와 월드컵의 성공 겪은

반 쪽의 나라 한 쪽에서

우리 모두의 머리 속에 떠올리던 의문에

참성공은 어렵지 않아 그리도 쉽게 다가오는 법.


또 다른 100 년 바라보며

출세와 명리(名利)의 열외 없이

남녘도 북녘도 없이 다 함께

이제 그 물음을,

성공의 풀뿌리가 무엇인지,

모든 능력에 참이 무엇인지를

모두의 가슴에 스스로에게 던진다.

(05:32am 6/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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