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처음으로 열리는 마지막(The End Is Always The First Beginning)

imaginerNZ 2007. 8. 29. 03:58

처음으로 열리는 마지막(The End Is Always The First Beginning)

 

마지막으로 트는 먼동

 

마지막으로 열리는 하늘

마지막으로 트이는 바다

 

마지막으로 솟는 해

마지막으로 밝은 대낮

마지막으로 타는 석양

 

마지막으로 내리는 땅거미

마지막으로 뜨는 달

마지막으로 부서지는 별빛

마지막으로 지나는 자정 

 

마지막으로 부는 바람

마지막으로 이는 구름 

마지막으로 일렁이는 파도

마지막으로 곧은 수평선

마지막으로 내리는 눈비

 

마지막으로 솟은 산

마지막으로 서 있는 나무들

마지막으로 검푸른 숲

마지막으로 굳은 바위

마지막으로 흐르고 있는 냇물

마지막으로 지는 낙엽

 

마지막으로 피어나는 새싹

마지막으로 열리는 꽃

마지막으로 우는 매미

마지막으로 기어가는 애벌레

마지막으로 우짖는 새

마지막으로 뛰는 숭어

마지막으로 젓는 사슴의 고개짓

 

마지막으로 깨는 아침

마지막으로 사는 방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

마지막으로 쓰고 읽는 글

마지막으로 그려 보는 그림

마지막으로 지어 듣는 음악

마지막으로 자는 잠 속에

마지막으로 꾸는 꿈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

마지막으로 웃는 미소

마지막으로 눕는 침상

마지막으로 보는 천정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뇌

마지막으로 뛰는 심장

마지막으로 흐르는 피

마지막으로 내쉬는 숨

 

마지막으로 남는 자연에

마지막으로 뻗어 있는 길 따라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마음의 눈매에

마지막으로 스미어드는 님의 그윽한 미소

 

모든 마지막에,

비로소 처음으로 내미는

한없이 부드러운 님의 손길.

(200708290321;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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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마지막 체험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일체의 사소함에서 벗어나

근원의 심성으로 모든 것을 처음 접하게 되고

그런 근원의 심성에 든 후에

우리는 님을 진정으로 그리워하게 되고

그제서야 비로소 님은 우리에게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을 내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