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영혼과 명상 시

어떤 징후[A Certain Foretoken]

imaginerNZ 2007. 6. 22. 05:12

 

 

 

어떤 징후[A Certain Foretoken]


어떤 징후로 다가오는 시각상실 직전 원시수정체(遠視水晶體)의 물 속

말은 익사하고 넋의 대화는 없고

세계의 끝서리에 만상은 계절 없이 시들고


삶은 무명천에서 우러나온 희미한 생리의 물 속에

갓 누에의 생투명이 애잔함으로 껍질과 내장의 욕망을 키우고

전설처럼 숱한 기억의 소용돌이는

생생한 환몽 속에 시시각각 절로 지워진다.


상실한 두 발의 걸음걸이에

어언 만고절후의 풍엽 지나 뭇 가지의 앙상함으로

영원한 미래의 지평(地坪)을 에두르며 순식에 수침(繡針)할 때

삶의 완성을 보는 시력은 어덴지 멀고


그대 극명한 재예가 파악하여 이루는 미약함으로

깨어 짖는 순간의 구제를 위해 춤 부르는 향연은,

아득한 노을의 꿈에 흐르는

타종의 울림과 분향의 선율에 맞추어

승무 어우르는 곡조에 실 잇 듯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