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대구 지하철역 화재를 떠올리며, 재난에 희생된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연정도,
어떤 학문도,
어떤 법전도,
어떤 재예도,
어쩔 수 없어,
벼란간 질풍에 끊어지는 연처럼
삶이 지기 직전 부르짖는 처연한 외마디,
살아 귓전 감돌아 멀리 머얼리 메아리지고,
“사랑해요!”에 못 박혀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의 *한한(瀚瀚)할 여생에
그 끝없는 밀물의 질모래 위에 발자욱,
하나,
하나,
하나,
*어쩔 수 없어.
[02:52am Feb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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