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편지글(서한집)

심여수님께 답글 -'이동활의 음악정원'에서

imaginerNZ 2010. 12. 28. 00:19

 

'나'를 버리기에 일상은 너무 가깝고,
'너'가 되기에는 경계가 너무 높고,
무엇이 되기에는 사람이 사람답고,

다 작은 산들이고
다 큰 산들이며,
다 작은 물이고
다 큰 물들이니,


그대의 안팎에 공존하고 있는 그 무엇이여,
살아생전에
과연, 그 무엇에게, 어느 누구에게 시공의 벡터로 다가가 열린 대화를 자청할 수 있겠느뇨?

 

말이란 적을수록 더 커지고
좁쌀 한 톨이 하늘에 닿을만치 커지면
온누리 말은 별밤하늘 속으로 침잠하고-

제 입에 첫 말 한 마디 하기 전에

모든 말은
침묵 속에서 태어나
침묵 속에 저으깊이 배어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대가 하는 모든 말 속에
어머니 침묵은 가장 크고 넓고 깊은 품안이니.

 

심여수님께- 제 일천한 생각에, 님의 글은 개성과 감상성이 공존하고 있는 듯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독자성과과 감상성이 섞이지 않고 마치 어깨동무한 듯, 구분되어 있으면서 함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현상은 향상이 필요한 긍정적인 측면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저의 예를 앞지르는 듯한 조언을 드린다면, 독창적 발상은 보존하고 감성이 저홀로 슬픈 춤을 추는 부분에서는 과감한 자기절제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원본은 후일의 자기교정적 안목에 대비하여 따로 보관하시는 게 필요하다 사려됩니다.

 

과도한 감수성의 분출은 첫째로, 아직 눈을 뜨지 않은 재능의 표출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적정한 시적 공간을 적당히 메우는 '속'의 역할을 합니다. 님의 글들은 확실히 타고난 독창적 재능이 있습니다. 재능 있는 시인이 깨달음에 글을 쓸 때, 결국은 자신만의 개성적인 표현을 하게 됩니다. 님의 글에는 님께서 표현하고자 하는 무언가(Something)가 있으며 불요불급한 여타의 것들도 한데 들어 있습니다. 그 무엇을 어떻게(How) 타고난 개성을 통해 표현하게 될지가 아마 님에게 남겨진 과제이자 저의 궁금증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자신감보다 자신을 찾아 나가시기 바라겠습니다. (.!!!ㅣ!!!.

 

당분간은 1줄이나 2줄 또는 3~4줄짜리 단시와 현재와 같은 경향의 시를 5:5로 병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이런 방식은 단시와 자아경향시에 서로 거울이 되고 오랜 비추임 후에 어떤 발전적 통합의 결과-시적인 합일체-를 낳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언하건대, 누가 뭐라해도 님은 시적 독창성의 자질이 분명히 있습니다. 건필하시기를...

 

ps: 일단 현재처럼 글은 마음껏 쓰시기 바랍니다. 단 단시도 꾸준히 쓰시면서. 쓰고 나서 원본을 보관하면서 퇴고를 거듭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수이일필휘지이나 퇴고이일생지진. 지속적 상상력만으로 마음껏 잘라내고 도려내고 붙이고 떼고 집어넣고 빼고 모조리 없애고 다시 다 모으고를 반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재미 있을 듯하여 저도 그래볼 심산입니다^^.

 

 

사회적인 일에 발을 담그고 살면서도
선천적인 그 무엇은 저만의 삶의 길을 묵묵히 갈 것.
저만의 고독한 나래로 태재하는 우주의 근원상인 별밤하늘을 한없이 헤어 갈 것.

요즘 저는 개인적으로 유행가인 I don't ca~~~~~re라는 노래(가사 빼고) 절절이 좋아합니다

술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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