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그 유일한 경계에서
그대가 절대고독을 깨닫고자 한다면,
망망대해의 한 가운데에 별빛 쏟아지는 뱃전에 서서 다만 고요히 눈을 감아라.
생명의 근원과 우주만상이 합일하는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에서 요람 속에 흔들리듯 떠 있어라.
생명이,
대지 위에서 깨닫는 도(道)의 어떠한 원근도,
우주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바라보는 어떠한 전망도,
이곳에서 흔적없이 사라진다.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다.
위는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아래는 내려다 보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은 자연의 거울이라,
마음에도 하늘이 있고 땅이 있다.
아무리 높은 산도 하늘이 품고
아무리 낮은 골도 대지가 품는다.
마음으로부터 자연의 경계에 이르러
수평선 에두르고 그 한가운데에 들어라.
그러면 가장 낮고 넓어 비로소 가장 높고 깊은 사위에 잠겨
우주만상을 두눈 감고 깨달아 헤아릴 수 있다.
대지의 모든 굴곡과 진화의 온갖 곡절은 수평선 너머 가라앉고
그리움의 영혼은 무궁한 별밤하늘에 한량없이 잠겨 든다.
오직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에서
(201010121301 엘리엇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