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간접적인 뿌리의식과 근원적인 삶에 대하여
복잡다단한인공적인물상과현상이여과없이넘쳐나고밀려오는현대사회의격변에휩쓸리며살아가는사람들은삶의근저에서뿌리뽑힌채떠도는부초와같다그것은뿌리채뽑혀있으되동시에여전히온전한뿌리를지니고있으면서피상적으로안정적인뿌리의식을스스로에게부여하고있다그러나통째로뽑힌그뿌리는뽑힘자체가상처없는상채기라할수있다뽑힌뿌리는어머니대지에온전히내리고있었던생생한원환경속에서자라던원뿌리의삶을무한히동경하고있다현대를사는대부분의사람들은뿌리의원상태를아득하고희미하게간접적으로느끼나그근원접근의간접성때문에어쩔수없이시시각각으로다가오는직접적인대상과상황에몰입하며살아가고있다일상에분주한현대인들에게간접적으로진실한근원을파악하는방식은지속적으로유예되고있는미실현의희망,동경,계획,예정등과같다.진정한삶은유토피아가되어기다림속에저홀로그자리에머물고있다지식인이든그렇치않든대부분의현대인들은자신이처한현실의순리에적응하는것만이유일한현실적태도라고믿고순응하고있다.그렇치않은삶은삶의중심에서벗어나있는역외인[outsider]의것이라여기고그역외인들은성실하지못하여게으른정체자또는패배한낙오자이거나변두리의삶이거나회색빛을띤경계인이거나집요한성정의반골이거나인간의거대한둥지인사회를멀리하고자아에만몰입하는기인이라거나비이성적으로감정에만몰입하는광인으로선뜻치부해버리거나마지막으로일심지향의종교적인구도자로여기거나한다그러나직접적인삶만을중시하는생활태도는근원에가닿으려하는삶자체의희원을끝없이유예하고있는방편이다그가삶의중심활동이라믿고여기며수행하고추구하고있는현실적책무가유한한삶에무한히주어지지는않는다인생에서직접적인삶의방식을유지할수있는시간은빠르게흘러가며의외로그리길지않다언젠가젊음의혈기와능력과활력과중책감을서서히상실하면서삶에대한회한과자각과고뇌가서서히깊어질때멀지않은하늘이노을에젖어가는풍경이비로소진정아름답다고깨닫기시작할때그는직접적이고충돌적인삶에서벗어나고싶다는의식을지니게된다뽑혀떠돌던뿌리는어머니대지속에깊숙이사랑의뿌리를내린채대자연의자양분을모유처럼촉촉히빨아들이고있는근원의뿌리를그리워한다근원을향한그리움에잠기면잠시생경한듯하다이내생생하면서포근한직감에휩싸이게된다.그느낌이어떤사회적인수식도붙지않는진정한알맹이삶의느낌이다마침내그느낌속에서사람은그동안멀어져갔던근원에대한막연하고아득했던그리움이현실적삶에뒤쳐지는일부가아니라오히려생생한전부이자모계적인근원임을실감한다사람은마음이이러한각성에이르고난연후에‘삶과그뿌리가무엇이며어떠한삶을사는것이진정한삶인가?’라는인류의유일공통인짤막하며굵은화두를스스로에게던지게된다이어서그는살아온나날들을멀리뒤돌아보고비로소무연(無緣)한아름다움사이로나있는친자연의생로(生路)를바라보고그길을걷고자하는마음이뭉게구름처럼일게된다그렇다고이러한여생의진로를실천하는것이육신만의문제는아니다.일상을털어버리고훌훌떠나는것만이그길을가는것은아니다미래로나있는여생의여정은물리의길이아니라정신의길이다일상의탈출을통해서그길에오르는것은방법중의하나일뿐이지전부는아니다일상속에서도얼마든지그길을갈수있다그러면과연그러한길을가려면우리인간의경우에는어떻게해야할까?간단하다그길은명상에서시작된다.매우특이한경우가아닌한모든사람은명상을통해그길로나아갈수있다.그런의미에서사람이시공(時空)을거스르는한마리연어가되는명상은진정한영혼의길이며하늘로향하는인내천(人乃天)의계단이다.명상은삶과그삶이속한대자연과우주를자각하는유일무이한방법이다그것은처음이자마지막으로우주와나누는무언의대화이다.우리는참다운명상을거쳐혜각(慧覺)의상태에자연스레도달하기를바란다.그러한마음의정경이어느정도이루어지면사람은이미그길에접어들고있다.그리고진정한명상은실천으로이어지게마련이다.명상에서실천에이르는마음의길이우리앞에놓여있으니그길을가도록하자.섣불리다른길을가지는말자.만일다른길을이미간다하더라도다른길은지나치게짧거나혹은멀리에돌아결국이길로나있다사람들이저마다지향하거나걷고있는명상의길은다르나그명상의길은각각외줄기이며결국모든명상의길은하나의길로접어들어우주에합일한다.우주는하나이며우리는우주안에서어떤예외도없이다같이한목숨을사는인간들이기때문이리라.[200607162340 / 대치동 Blue Sk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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