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바람의 끝에 서다

imaginerNZ 2008. 10. 23. 02:03

 
 
 
 
 
 
바람의 끝에 서다(Standing on The Edge Of Wind)
 
바람의 끝에 서서 보았다.
모든 (높은) 곳에서 일고 있는 바람 같은 것들이
저마다 바람이 되어 불어예는 것을,
 
돌이킬듯 돌이키듯
발생과 소멸 사이를 멈춤없이 오가며
동시에 가르며 잇고 잇고 가르며
채우고 비우고 비우고 채우며
 
환히 펼치며 웃는 듯
설피 두드리고 구르며 우는 듯
마침내 이는 어떤 물음에도 대답의 끝자락을 살포시 내리며
 
지적인 망설임에 빠진 자들의 일생에
드나드는 감정에 닳아가는 이성의 문턱에
일회의 맑은 세례를 주고
어데론지 영원히 떠나고 있는 나그네인 듯
침묵 속의 회한도 향수도 일체(一體)의 잔영도 없이
 
고지에 서 있는 어떤 이에게
오로지 천상의 기운으로 불어예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바람의 끝에 서서.
[200810230144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