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련/최상의 문자-한글

한글의 과학성

imaginerNZ 2008. 9. 4. 21:45

한글의 기원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글과 매우 비슷한 모양을 한 많은 문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을 한글의 기원이라고 부른다면

그건 한글의 독창적 우수성을 폄하하는 소리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습니다.




그 첫번째 이유로, 그 도안들이 너무 흔한 디자인이라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사실 한글을 이루고 있는 닿소리나 홀소리는 그 모양새가 특이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이 모두 단순한 직선의 모양새에 원의 형태를 더한 정도입니다.

이는 너무도 단순한 모양새입니다.



따라서 비슷한 형태의 모양이 세계 어디에서 발견된다 해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아랍문자의 영향을 받은 만주문자나 몽골문자의 경우

그 영향 아래 있다는 게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유사합니다.



또한, 한자를 축약한 형태의 히라가나 같은 경우도

한자의 모양새가 확인될 정도입니다.



즉, 이미 존재하고 있던 문자에 그 기원이 있는 것이라면

두 문자의 모양새에 어느 정도 필연적인 관계성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디자인에서 그 관계성을 끄집어 낸다는 것은


give를 쉽게 외우기 위해 give는 기부다, 하고 외우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한글의 이응(ㅇ) 과 영어의 o 도 충분히 비슷합니다.






그리고 둘째, 설사 그 모양이 한글과 유사하다 하더라도

그 읽는 방법은 전혀 다릅니다.




마치 한글처럼 보이는 그 많은 문자들을 우리 식으로 읽어 버리면

그 문자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리말의 닿소리가 그들 문자에서 닿소리로

또 우리말의 홀소리가 그들 문자에서 홀소리로 기능하는 것 또한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모두 그저 모양새의 비슷함 때문에 그저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자들에 대한 논의의 경우


대개 언어학적 지식에 의한 접근이 아닌


비학문적 감성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그저 우연한 모양새의 비슷함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글의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표음문자, 표의문자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한글도 표음문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한글은 표음도 표의도 아닌 자질문자입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한글에서는 어떤 글자에 획이 하나 첨가되는 현상이

곧바로 그 글자의 소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소리입니다.



ㄱ와 ㅋ, ㅈ와 ㅊ, ㅂ과 ㅍ은 모두 획 하나를 첨가함으로써

똑같은 방식으로 소리가 변화하게 됩니다.



ㅏ와 ㅑ, ㅗ와 ㅛ, ㅜ와 ㅠ 또한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집니다.



겹홀소리의 발음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변화합니다.

ㅂ과 ㅃ, ㅈ과 ㅉ이 전혀 다른 방식의 소리 변화가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 기본 원리만 알고 있으면

한글은 어떻게 표기하든 그 소리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어에도 촉음과 탁음 등이 있습니다만

이는 한글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변화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일본어는 정해진 글자의 소리를 제한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비해

한글은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무한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이 가림토 문자는 물론

그 어느 문자에서도 발견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쉽게 주목하는 것은 오직 모양새의 비슷함뿐입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모양새의 비슷함 또한 얼마나 허구적인가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적 기록에도 나와 있듯이

세종대왕께서 문자 모양새를 연구하기 위해 학자들을 외국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보고 온 문자 모양들이 참고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한글의 한 글자 한 글자가

얼마나 언어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아신다면

아마 이런 말들 또한 거짓인 걸 아시게 될 겁니다.



우리말의 홀소리는 기본적으로

그 소리가 발음될 때의 구강구조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ㄱ소리를 발음할 때, 우리의 혀는 정말 ㄱ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홀소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혀의 모양새가 비슷하거나, 입술 모양, 근육의 긴장 상태 등이

한글의 모양새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모음의 순서 또한 제멋대로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ㅏ부터 ㅣ까지 차례대로 발음하시면서

혀의 위치 변화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앞쪽 아래에서 시작한 혀가 천천히 입속 한바퀴를 돌아

앞쪽 위쪽에서 멈출 것입니다.



대학에서 모음 사각도라는 걸 외울 일이 있었습니다.

모음 사각도란 각 모음이 소리날 때 혀의 위치가 어디인가를 그린 표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위의 발견을 한 다음부터

모음 사각도 외우는 건 껌이었습니다.



이처럼 비록 단순한 모양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는 많은 언어학적 원리가 녹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글의 모양새를 만드는 일에

세종대왕을 포함한 많은 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그들의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다만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어떤 문자를 기원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천, 지, 인이라는 철학적 원리까지

글자 모양새에 담아 냈습니다.



도대체 이런 문자를 모양이 비슷하다고 따로 기원이 있다니요 -_-

사실 어떤 한글의 기원이라는 것들 읽고 나면 어이가 없습니다.




제가 위에 말씀드린 내용들은 괜히 제가 국수주의에 빠져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한글은 정말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입니다.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서이든


혹은 기타 다른 이유가 있든간에


한글의 기원을 찾고, 한글의 말도 안되는 엉터리 역사를 지어내는 일


이젠 좀 그만할 때도 됐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