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구도시·금언

운명에 대하여[On Destiny]

imaginerNZ 2008. 5. 14. 03:02

운명에 대하여[On Destiny]

 

운명은 가볍지 않다고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운명이 어떻다는 말도 그렇다.

 

운명은 저홀로 부는 마술피리이거나

점성술의 오랜 지기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운명은

진화에 어린 분위기도

생존의 본능도

돌아보는 역사도

우연의 마법도 아니다.

 

운명은 미리 정해진 대본에 배우처럼

시간에 맞추어 모습을 드러내는 연극이 아니다.

 

개인적 성정을 품고 태어난 공통적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이것은 운명이다.'라고 단정하면

그것은 현재를 점치는 것에 해당한다.

그보다는 잠재적 가능성의 실현에 대해

미래의 몇가지 큰 갈래를 상정하고 선택하고

오로지 그것만을 실천하는 것이 낫다.

어떤 우연보다도 커다란 하나의 생각으로 하나의 길을 가는 것,

그것보다 삶에 더 큰 실천의 지혜는 없다.     

 

그러니 지구라는 온실 속에서는 운명을 말하지 않도록 하자.

운명의 내부에 머무르지 않는 힘으로 고난은 운명이라는 알을 탈각하고

항상 기대보다도 험한 삶의 풍상 속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 평온하나 대체로 험하고 변덕스러운 삶의 기후 속에서

마음에 비로소 배어든 고난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고와 비상은 아름답다.

 

어미가 아이를 낳듯이, 운명이 아니라 고행은 깨달음으로 참된 인생을 낳는다.

(200805140239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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