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구도시·금언

혈통 너머(Beyond Lineage)

imaginerNZ 2008. 3. 17. 22:50

혈통 너머(Beyond Lineage)

 

혈통은 섞여 흐른다.

당신의 정신작용과 이어지는 행동마다

면면히 혹은 뒤집히면서

아버지계가 지배하거나 어머니계가 지배하거나

고루 혼재하거나 한다.

이는 혈통이 성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삶에는 두 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성정의 삶을 사는 것과

다만 일체자연 안에 속하여 깨달음의 삶을 사는 경우가 있다.

 

깨달음 안에서는 어떤 혈통도 흐르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시간과 공간도 당신을 에워싸지 않는다.

 

깨달음 안에서는 

어떤 살이나 결의 무늬가 없어

바탕의 표정만이 있으며

마치 그림자조차 없이 사라진 듯

당신은 말없이 존재할 뿐이다.

 

깨달음은 사람을 바탕에 어리게 한다.

그러니 깨달음을 얻은 후에 다시 돌아와

순정히 살며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세상에 예(藝)의 등불 환히 밝히기를-

 

(200803171045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