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구도시·금언

먼동이 틀 때(When Day Breaks) -수정

imaginerNZ 2007. 12. 29. 21:26

 

 

 

 

 

 

 

 

 

 

먼동이 틀 때(When Day Breaks)-수정

 

먼동이 틀 때

나는 떠난다

 

선선이 굽이치며 돌아오지 않을 길 위로

아침해가 부채살을 펴기까지

시간은 숨겨진 비밀의 고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표정 없는 그리움으로

나는 떠난다.

커다란 눈망울에 먼동이 번질 때

 

외로운 발자욱 소리도

덜컹거리는 어떤 수레의 굴대도

솜털구름의 설레듯 포근한 위안도

서풍에 숨 여는 잎새들의 속삭임도

자연에 떠도는 어떤 조류(鳥類)의 둥근 메아리도

 

길 위에서 더는 그리워하지 않으려

외로운 길 따라

세상과 묘비를 한데 적시는 새벽안개 속으로

나는 떠난다

 

저어기, 먼동이 아스라이 틀 무렵.

(200712292136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