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상록·에쎄이

돈은 인생의 낙엽과 같다 -2011년 벽두에 [수정]

imaginerNZ 2011. 1. 4. 13:08

돈은 인생의 낙엽과 같다 -2011년 벽두에

Money Is Like Fallen Leaves In LIfe

 

돈은 인생의 낙엽과 같다

낙엽은 소유하거나 소유되지 않기에

바라보는 사람들의 세사에 얽히고 세파에 시달린 마음을 풀어주고 비워준다

그 시간만큼은 세상살이의 모든 짐을 벗고 한유한 마음으로 대자연의 화평에 잠기게 한다   

 

낙엽은 자신에게 무엇 하나 남김이 없다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 대지에게

그 중에 하나의 실체인 한 그루 나무로에서 떨어져 내리며

자신의 전부를 티끌 하나 남김이 없이 통째로 내어준다

어머니 대자연이 자신에 속한 모든 것들에게 그러하듯이

 

생기의 끝에서 마지막 가엷은 숨을 내쉰 낙엽은

바래어가는 늦가을 햇살 속에

역시나 마지막 바람을 타고 춤추며

어머니 대지의 품안에 떨어져 내린다

한없이 곱고 아늑한 운명이 되어

 

그리고 나서 팔할의 나무 아래 이 세상 어느 언저리에서

온갖 눈비바람에 스스로를 고요히 지워간다

바스러질듯 가벼운 살을 눅히고 뼈까지 삭혀 어머니 대지의 모유가 된다

새록새록 거듭날 어린 생명들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친다

 

우리가 생명의 생장로병사를 지나

마침내 한 차례 삶을 방금 마쳤다고 가상해 보라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하고 자문해 보라

삶에서 가장 큰 하나의 가르침을 준 스승은 무엇이었을까?하고 자문해 보라

(분명한 것은 이 스승이 '누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아생전에 했던 사회와 생활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은 일단 접어두도록 하자

생명의 뿌리에서 비롯된 생각의 가지마다 달려 있었던

어떤 싱그러운 푸른 잎들도

어떤 햇살에 이는 다채로운 자태의 꽃들도

저마다 고독한 혼이 둥글게 굳맺은 결실들도

결국 이승의 모든 가지 끝에서 흔들리고 있다

그 흔들리는 가지 끝에는

온갖 기후-햇살이며 눈비와 바람-에 잠겨드는

생명의 꿈이 있고 무성한 공허가 있고 기도가 있고

이 모든 것이 잠겨 있는 고요가 한치의 흔들림 없이 머물고 있다

 

우리가 젊어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을 때

그 결심은 마음자세이지, 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 결심은 뇌의 편집적 결의는 아니다

삶에 애착하여 오직 일뇌의 결의를 고수하며 평생을 산다면

그것은 한 그루 영혼의 나무가 한 두엇의 줄기나 잎이나 혹은 꽃이나 열매가

사위지 않은 상태로 마냥 있기를 바라는 뿌리없는 부초의 공허한 생각이다

 

오로지 마음으로 주어진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의 끝이 처음과 만나 한데 회돌이하는 거대한 순환까지 내다보는 큰 시야의 참사람(眞人)이다

젊은이가 무엇보다도 먼저, 끝을 내다보는 것이 공허함에 빠져드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끝만이 아니라 진정한 처음과 끝을 동시에 보고자 하는 것이며

이 둘이 끊김없이 이어져 거대하게 아우르고 있는 순환의 고리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시야는 일련의 자연순환과정 속에 있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발견하고 그에 맞는 하나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겠다는 마음자세에서 확보된다

 

"일련의 완성 속에 마지막 완성이 있고

모든 미완성 속에 미완성의 과정은 남는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에

젊은이가 거대한 완성을 향한 미래를 설계할지

삶에 온존하는 미완성을 향한 미래를 설계할지의 여부는

가장 중요한 삶의 화두다.

 

본마음을 이루지 못하는 삶에 국한된 틀삶을 살지

대자연의 귀속에 순응하여 

대자연의 순환과정을 통찰하고 깨달아 진정한 근원의 삶을 지금 시작할지

그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요즘 자본주의 세상에서

인생 1순위로  돈벌이에 골몰하여 돈에 목을 매고

여타 사회적 출세-권력과 명예-를 애타게 목말라하는 요즘 세태에 물든 사람들에게

기상천외는 아닐지나 의외로,

돈이란게 '절대로 없으면 안 된다고,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고 하기 이전에  

"돈은 인생의 낙엽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는 이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하고 생각해 본다.

 

삶의 개인적 양상이 어떻든

자연이라는 유일스승에게 묻는 인생의 답은 오직 하나임을

참다운 마음만이 삶이 피우는 아름다운 한 송이 사람꽃임을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깨닫고 거기에서 마음이 새출발할 수 있기를

2011년 벽두에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201101020711am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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