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생명과 무생의 모태인 대자연을 이용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오직 인류, 그 중에서도 주로 소비욕이 왕성한 기개발 또는 개발도상 국가의 사람들을 위하여,
대부분의 자연자원이 개발, 착취, 이용되고 있다.
쉽게 말해 자본주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밑천을 철저히 소진하고 있다.
그 점에서 자본주의는 보편적 인류행복의 대안이 아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총아로
아껴야 할 밑천을 남김없이 써서 없애려는 데 앞장서는 것이 기업이다.
기업은 거침 없는 자원사냥꾼이다.
자본주의는 팽이와 같다.
인류는 팽이의 윗면을 사등분하여 거기에 생산, 홍보, 유통, 소비라는 글자의 좌우명을 새겨 놓았다.
사람들은 그 팽이가 서 있기를 원한다.
기업은 팽이채를 쥐고 팽이를 마구 친다.
처음에 비틀거리던 팽이가 제자리에 서서 맹렬히 돌기 시작한다.
윗면에 십자형으로 분할된 영역과 거기에 쓰인 네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윗면은 단지 둥근 어떤 무늬들의 중첩으로 보인다.
그것은 일종의 순환을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어떤 의미의 순환일까?
선순환일까? 악순환일까?
유감스럽게도 그 중첩되어 보이는 원들은
어떤 의미를 띠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원들은 우주의 어떤 극미한 순환을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결과적인 순환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그 순환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의외로 빨리 끝나리라는 사실을 예시하고 있다.
영원히 도는 팽이는 없다.
빙빙 돌고 있는 팽이의 모습에서
어떤 일정한 순환을 바라보라!
자본주의의 두번째 문제점은,
작은 지구에 제한된 자원을 선개발하는 집단과 개발에 뒤쳐진 집단 간에
사회의 기득권층과 대다수 서민 간에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대물림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마지막 문제점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바닥나고 있는 밑천에 대한 대응방안을 끊임없이 개발해낸다 해도
결국에는 궁극적이면서 지속적인 대안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우주안에서
본래 인간의 욕구라는 꿈틀거리는 애벌레는
초현미경적으로 극히 작고 희미한 잔영과 같다.
이 점을 미리 헤아려 계층간과 국가간에 합의를 통해
우리 인류가 지금부터라도
자연을 아끼고 가꾸고 보호하는 본원적 마음자세로
흥청망청식 낭비를 조장하는 자본주의의 행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제한된 지구의 자원을 최대한 아끼며 인류 화합과 만유상생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결코 인류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최대다수의 절제된 행복'만이 현재의 갈등과 질곡과 뒤늦은 자책과 후회로부터
인류 전체를 예방적으로 구하는 오직 하나의 길이다.
(201007130932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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