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하나의 길로 나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방향의 길 위에 있고
그 길은 하나의 길을 향해 나 있다
번화한 성취의 거리도
암울한 실의의 뒷골목도
무덤덤한 타성에 젖어든 길도
구슬땀에 젖은 평생근면의 길도
열정이 맺는 예(藝)의 길도
외로운 구도의 숲길도
예외 없이 하나의 길을 향해 나 있다
이 세상 모든 삶의 길은 의향과 미진에 갈래지나
결국 그리움에 찬 하나의 길을 향해 나 있다
이 길은 순수지향의 길이다
삶 중에 무엇을 하든지 간에
다른 길 위에서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는지
바로 그 길 위에 있는지를 항시 자문(自問)하라
그러면 삶은 무방향에 실종되지 않는 길을 갈 수 있다
그 길은,
천개의 단애와 천개의 물길을 지나
만개의 굽이를 돌고 만개의 고개를 넘어
대자연 속으로 아득히 뻗어있는
고독한 영혼의 길이다
그대는 지금 삶의 어떤 사잇길 위에 서 있는가?
(201105011217pm 엘킴)